여는 글

스님

안녕하세요? 한 해 만에 LINQ의 네 번째 책자 <퀴어 팩토리얼>로 다시 인사드립니다.

여러분께 아마도 친숙할 !(팩토리얼)은 주어진 자연수로부터 시작하여 하나씩, 1에 닿을 때까지 모든 수를 곱하는 연산자입니다. (사물을, 사람을, 사건을) 덧셈은 단순히 나열하지만 곱셈은 관계를 짓지요. 확률에서 합의 법칙과 곱의 법칙 간 차이와 같으며, 일부 하위문화에서 커플 관계를 곱셈(x)으로 표현하는 것과도 닿아있습니다. 따라서 <퀴어 팩토리얼>이라는 제목은 지금 ‘퀴어’라고 불리는 우리들로부터 시작하여, 더 이상 성소수자라는 지칭이 필요 없어지는 그 날까지, 한 사람 한 사람 소중한 관계를 이어나가겠다는 의지의 표현입니다.

첫 파트에는 여러분과 마찬가지로 하루하루 이어지는, 그러나 역시 마찬가지로 절대 평범하지 않은, LINQ 회원들의 삶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. 두 번째 파트에는 평생에 거쳐 고민하고 찾아가는, 또는 퀴어 집단 내에서도 더 가시화가 필요한, 우리의 정체성에 대한 이야기들을 모았고요. 마지막으로 세 번째 파트에서는 다양성을 잘 드러내는 대표적인 주제로, LINQ 회원들이 향유하는 문화에 대해 몇몇 콘텐츠를 중심으로 다루어보았습니다.

짧은 기간 사이에 좋은 글들을 써 주고 의견을 모아준 LINQ 회원들, 표지 디자인을 맡아주신 다인님께 감사드립니다. 또, 외부 필진으로 참여하신 이진우 교수님과 박민선님, 지지와 연대를 표해준 교내외 여러 기관·단체, 책자가 인쇄될 수 있도록 도와주신 후원자 여러분께도 깊은 감사와 연대의 인사를 전합니다.

끝으로, 이 책자를 펼쳐 들고 여기까지 읽은 모든 분께, 감사와 더불어 환영 인사를 드립니다. 그럼 이제 <퀴어 팩토리얼>, 연산을 시작합니다: